It is sad not to be loved, but it is much sadder not to be able to love.
by 검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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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을 보고 우리가 진정 느껴야할 부끄러움
미국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다니는 학생입니다.

자급자족으로써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많지 않아 '무한도전'을 매주 시청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이번에 '무도'팀이 미국으로 온다고 하기에 챙겨보게 되었지요. 흔히들 쓰는 표현데로, '손발이 오그라드는' 장면들이 좀 있었지만, 어쨋거나 매우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그들이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지 못해서 의사소통에 큰 불편을 느끼는 모습, 미국인들에게 어찌 다가가야 하는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모습, 음식점에 들어가서 어떻게 음식을 주문하는지 몰라서 답답해하는 모습 등을 보고 있자니, 옛 생각도 나고 도통 남의 일 같지 않아 더욱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재미있게 '무도'를 시청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터넷에 접속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무도'팀의 영어실력과 그들이 미국에서 보여준 '추태'(사람들의 표현을 빌리자면)를 가지고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더군요. 심지어 한국에서 활동하는 유명 연예인T씨의 친형이라는 한 외국인은 '굴욕'이라는 격한 표현까지 사용하면서 이번 '뉴욕편'을 비난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영어 한마디 제대로 못했으니 그야말로 굴욕이다... "



"미국인들 앞에서 멍청한 소리나 하고, 바보같은 춤이나 추고 있으니 정말 굴욕이다..."





저는 솔직히 화가 납니다.

제가 좋아하는 무한도전을 비난한 것에 화가 나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사람들이, 진정 굴욕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에 화가 납니다.

무엇이 진정 굴욕인지 깨닫기까지, 우리 한국인들은 '굴욕'을 당할 것이기에 또 화가 납니다.







저는 많은 미국 유학생들과는 달리 집안 형편이 어렵습니다.



부모님에게도 경제적인 도움을 기대하기가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제 스스로 자급자족하며 이곳 미국에서 생활해 나가고 있습니다. 다른 유학생들이 공부할 때 저는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하고, 그들이 쉬면서 놀러 다닐 때 저는 공부를 해야하니 솔직한 말로 억울한 심정도 적잖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갖지 못한 '미국에서의 수학(修學)'라는 좋은 기회를 제공받았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열심히 살기 위해 전심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살고 있는 도시 시내의 이통사 대리점에서 4년간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곳이 흑인 밀집 지역이기 때문에 대다수의 고객들이 모두 흑인들 입니다. 많은 흑인들은 제대로된 교육을 받지 못했고, 또 그로인해 경제적으로 열약한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에, 대부분이 마음에 여유가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언어와 행동에 있어 많이 거친 것이 사실입니다.



그곳에서 일하는 동안, 저는 흑인들로부터 문자그대로, 매일같이 욕설을 듣고 갖은 행패를 받아 왔습니다. 단지 '동양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받은 멸시와 천대를 여러분들을 상상하지 못하실 겁니다. "설마 요즘에도 그런 일이 있겠느냐.." 하실지 모르겠지만, 이곳과 같이 동양인 인구가 많지 않은 중부의 도시에서는 아직도 '어느 정도의' 인종 차별이 엄연히 행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제가 그곳에서 일을하며 흑인들에게 받은 수모는 이루 다 말할 수가 없습니다. 젊은 나이에 미국으로 와서 영어를 비교적 빨리 익힌 저와 같은 이도 이럴진데, 성년의 나이에 미국으로 이민와서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하신 다른 한인 교포 1세들은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냈을지....감히 상상할 수 없습니다.



물론, 제가 이렇게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자못 장황하게 늘어놓는 까닭은 제 신세한탄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기에는 저보다도 더 어렵고 힘든 삶을 살고 있는 분들이 많이 계시기 때문에, 제가 염치가 있는 자라면 함부로 그런 엄살을 부릴 수는 없을 겁니다.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저는 흑인들에게 갖은 욕설과 행패, 차별과 무시를 받을 때마다 그것들을 '굴욕'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겁니다. 글쎄요,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의외로 이런 것에는 담담하게 반응을 하곤 했습니다. 굴욕이라고 말하면 충분히 굴욕적인 상황들이지만, 저 자신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아마 그랬다면 지금쯤 이미 울분으로 인한 홧병으로 저 세상 사람이 되어있을 겁니다.



유명 연예인 T씨의 친형인 캐나다인 L씨는, 명수옹과 길씨가 피자집에서 겪은 사건을 가지고 '화가 난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참 답답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오늘 점심을 먹으로 KFC로 갔는데, 다른 손님들에게는 상냥하게 웃으며 주문을 받던 점원이 제 차례에는 웃음기 없이 무미건조한 말투로 주문을 받더군요. 그렇지만 저는 전혀 굴욕을 느끼지도, 화가 나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썩 유쾌한 일은 아니었습니다만, 그렇다고 심각하게 받아들일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작은 일에 일일히 감정적으로 대응을 하다가는, 정말이지 미국에서 단 하루도 살 수 없을 겁니다. 외국에서 십 수년을 살았다면서, 아직도 그러한 자잘한 것들에 마음을 다 쓰시고...참으로 대단하신 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저도 미국에 살면서 몇 번은 '굴욕'을 느낀 적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공감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제가 이런 것들을 꼭 여기에 적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몇가지를 한 번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예전에 고등학교에 다닐 적에, 친구들과 점심 식사를 하면서 '한국'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물론 주제는 대부분 '악의 축'이라 일컬어지는 북한에 대한 것이었고, 저는 일단은 잠자코 듣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한 친구가 제가 묻더군요. "남한은 미국의 도움으로 북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어. 그렇지?" 별로 기분이 좋지는 않았으나, 딱히 틀린 말은 아니기에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덧붙여서, "그렇지만, 지금은 남한의 군사력도 많이 증강되어서, 굳이 미군의 도움 없이도 우리 영토를 지킬 수 있어"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랬더니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그 친구가 아래와 같이 받아 치더군요.



"그래 나도 알아. 우리 미국이 너희 나라에게 무기를 지원해줘서 그렇게 된거잖아. 그렇지?" 그 친구의 대답은, 마치 미국의 도움이 없이는 한국은 자력으로 무언가를 이룰 수가 없다는 듯한 뉘앙스를 담고 있었습니다.



미국의 보호와 지원이 없이 독립을 유지할 수 조차 없다는 나의 조국 대한민국.

그 때 저는 처음으로 굴욕을 느꼈습니다.



시간이 흘러 제가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역사와 예술에 관심이 많아 항상 도서관에 가서 그런 책들을 많이 대여하곤 합니다. 그런데 그 큰 학교 도서관에 한국의 역사와 예술을 소개하는 책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중국과 일본의 역사에 대한 수 십권의 책들이 즐비한 가운데 외로이 놓여 있는 한 권의 한국 역사. 그나마도 근대에 관한 것이었고, 근대 이전의 역사를 기술한 사서는 아예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물론 한국전쟁과 북한에 대한 책들도 몇 권 있기는 하였지만, 제가 원하는 데로 한국의 고대사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소개하고 있는 책은 분명 없었습니다.



차후에 다른 학교나 근처 공립도서관을 여러 차례 방문했는데, 사정은 마찬가지 였습니다. 비단 역사뿐만이 아니라 한국의 아름다운 전통 건축이나 조형물, 예술 작품등을 소개하는 서적들도 중국과 일본의 것들에 비해 질적으로나 수적으로나 비교할 수 없이 초라했습니다 (아니면 아예 없거나).



미국의 도서관에 한국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때 저는 또 굴욕을 느꼈습니다.







........ 여러분, 무한도전 멤버들이 영어를 잘 하지 못해 굴욕을 느꼈다고 하셨나요?

저는 인터뷰에 응한 많은 뉴요커들이 한국음식을 잘 모르거나, 아예 먹어본 적이 없다고 할 때 굴욕을 느꼈습니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미국 방송에서 바보스러운 춤을 추고, 어설픈 몸개그를 선보여 많이 창피하셨나요?

저는 미국 도서관에 한국의 역사와 예술에 관련된 책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사실에 굴욕을 느꼈습니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미국에서 추태를 내보여 적잖이 굴욕을 느끼셨나요?

저는 제가 일하는 대리점에 핸드폰을 사러온 주한미군 출신의 손님들이 '한국여자'를 주제로 성적인 농담을 일삼으며 우리나라를 웃음거리로 여길때 굴욕을 느꼈습니다.





여러분들이 진정 무엇이 굴욕인지 깨닫기 전까지,

저와 여러분을 비롯한 우리 한국인들은 계속해서 '굴욕'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의 정치인들은 자국에서 미군을 몰아내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학자와 예술가들은 미국의 도서관에 작은 책 한 권 끼워넣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공무원들은, 그나마, 공공기관의 영문 사이트조차 제대로 만들지를 못하고 있지요.



그런데 무한도전 멤버들은 한국 음식을 알리겠다는 기치 아래 미국으로 향했습니다.



한국을 알리겠다는 겁니다.



제게는 그들이 한국의 왠만한 학자들보다, 예술가들보다, 정치, 외교관들보다 더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이번 무한도전 팀의 뉴욕 원정으로 인해서 단 한 사람이라도 한국 음식의 맛을 느끼고,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알고, 더 나아가 작은 관심이라도 갖게 되다면, 그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글쎄, 미국에 사는 한국인으로써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학자들도 못하고 있는 일을, 영어도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무한도전 멤버들이 하고 있습니다.





대관절 무엇이 굴욕이고, 무엇이 비난받아야 할 일입니까? 저는 도통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추신: 주한미군에 대해 오해가 있을까 이렇게 글을 덧붙입니다.

제가 여기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은 주한미군의 필요성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저는 다만, 보통 미국인들의 입장에서 볼 적에, 자력으로 국방을 책임지지 못하고 외국 군대의 힘을 빌어 독립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 매우 우습게 보인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일 뿐입니다.



네이버 블로그 http://blog.naver.com/muun732/120095579490 에서 보고 긁어온 글.
사실 난 무도를 보면서 챙피하단 생각을 못했다. 
울집 막내가 외국가서 영어를 잘하고 상대적으로 나는 잘 못해서일까.
그깟 언어 하나 가지고 사람의 됨됨이를 볼수 없듯, 내 언어가 아닌거 가지고 도전을 한다는거 자체가 대단하다 생각했지 보고 부끄럽다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다. 프로그램이 웃기고 인터뷰때 그들이 닥치는 언어장벽이란게 안타깝긴 했지만.

정녕 부끄러운 것은 영어를 못한다고 무시하는 사람이 부끄러운 것을.
by 검은양 | 2009/11/24 23:11 | 트랙백(5) | 핑백(1)
백야행, 하얀 어둠속을 걷다.
영화는, 드라마와 엄청나게 동떨어져 있다.
드라마에서 나오는 인간의 고독과 고독안에서 피어오르는, 
그것을 양분삼아 자라나는 더럽혀진 양심과 그 사이의 서로에 대한 진실따위는 나오지 않는다. 
드라마가 유키호와 료지의 아주 어릴때의 풋풋하고 포근했던 첫사랑에서부터 서로에 대한 인간애에로 피상된 인연을 보여준다면 영화는 그저 성인들의 사랑, 집착만을 보여줬다.
요한은 미호를 사랑했고, 미호는 어느순간 수단과 목적이 바뀐 표상을 보여준다.
둘중 어느게 낫다곤 못하겠다.

영화와 드라마는 상당히 독립적이다.
같은 시놉시스만을 썼을뿐 캐릭터가 상황을 해처가는 자세도, 그로인해 내리는 결단도 틀리다.
원작이 같다보니 비교를 안할수야 없겠지만은, 
다소 약간의 미약한 구성력 외에는 영화는 상당히 좋다. 
그리고 그 구성력을 압도하는 분위기를 보여준다, 배우로써.
영화적 특성인 장면도 굉장히 아름답다.
정사씬과 범죄씬이 번갈아가며 나오는 장면은 외설스럽다기보단 긴장의 끈을 놓을수 없게 만들었다.

드라마에서의 유키호와 달리 영화에서의 유미호는 마지막에 빛속으로 걸어가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화려하고 밝은 빛 아래임에도 무감각한 표정에 외려 더 추워보였던 미호.

원작을 생각하지 말고 그냥 시놉시스만 따왔다고 생각해.
원작과 비교해서 뭣하리.


by 검은양 | 2009/11/22 01:34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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